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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duct Review

젠하이저 HD4.30

by Vinniethemenace 2019. 12. 5.

2017년 12월3일 작성

 

 

 

 

 

토니버거에서 쓰는 괜찮은 헤드폰 Sennheiser HD 4.30 이야기
(글이나름길어요세줄요약없어요긴글귀찮으면저리가세요게다가반말이라죠)

음악을 제대로 들으려면 첫째, 기기가 어느정도는 되어야 하고 둘째, 장소가 중요하며, 셋째는 음원이 좋아야 한다.
요즘에는 고 음질 디지털 파일을 CDeX의 도움을 받거나 음원서비스 유료 다운로드로 구하기 쉬워진 세번째를 빼고 대단히 불행하게도 앞의 두가지를 충족하기는 쉽지 않은 게 사실.
특히나 일반적인 아파트 구조에서 시원하게 톨보이를 통해 Allen Collins가 껑충껑충 뛰면서 현란하게 뿜어대는 Free bird 기타 소리를 맘 편히 듣기엔 엔간한 계란판 도배 가지고 안된다는.

결국 대안은 헤드폰.

암만 음질이 좋다고 해도 듣다보면 간질거리는 인이어 이어폰보다는 제대로 소리를 들을 수 있는 over-the-ear 헤드폰이 좋지. 게다가 겨울은 헤드폰의 계절로 십분 만 듣고 있으면 귓바퀴에 흥건하게 땀 차는 다른 계절보다는 그나마 나은 편 (방한 귀마개 대용으로도 장땡) 이지.
전에 삼성 스마트폰 쓸 때는 파워앰프 깔아 그럭저럭 지하철에서 들으면서 인이어로 잘 버텨왔으나 얼마전 LG G6로 바꾸면서 음향기기로서 스마트폰을 활용해보자는 생각에 이어폰이나 헤드폰에 투자를 해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꽤 오래 사용한 든든하던 오디오테크니카 헤드폰이 어느덧 비틀거리기 시작하는 데다가 돼지꼬리 케이블이 들고 나가긴 걸리적거려 이렇게 저렇게 샵에 들러 청음을 하며 알아보던 차, 젠하이저 HD 4.30 청음 기회가 생겼고 뭐 괜찮아 하면서 결국 주문.
역사와 전통의 명가 젠하이저가 목이 돌아가게 비싼 것도 많지만 참고 저축 좀 하면 쓸만한 헤드폰도 꽤 있다. 젠하이저가 어떤 회산지는 생략하고.

사실 처음에 이 헤드폰이 눈에 들어온 건 대부분의 헤드폰과 달리 스마트폰 정도의 기기에 물리기 좋은 임피던스라는 점. 스마트폰에 달수 있는 건 대부분 인이 이어폰이고 또 암만 좋은 헤드폰이라도 이 포인트에 못 맞추면 기기 볼륨을 박박 올려도 제 소리를 못 낸다는 게 포인트다. HD 4.30의 18옴 수준은 대략 적당하다는 것.

참고로 내 일반적인 음악 장르 별 청취 비율은 rock(Blues나 Metal 등 포함) 30%, jazz 30%, acoustic 20%, classic (연주만) 10%, 나머지가 10% 정도이며 아이돌 혹은 아이돌 그룹 포함,요즘 대중가요는 전혀 듣지 않으니 참고하시고, 이런 음악적 취향이 본인과는 다르다 하시는 분들은 이글 안 읽으시는 게 대사증후군 예방 혹은 악화 방지에 좋을 것 같다.

그리하야...소리를 이야기 하자면 전반적으로 밸런스가 좋으나 본격적인 클래식 연주에는 다소 아쉬운 소리. 하기사 풀버전 교향악곡을 해드폰으로 듣는다는 게 말이 되겠느냐만.
음악으로 위안을 받는 음악팬으로서 평소 하나님께 감사하는게 내가 클래식 광이 아니라는 건데 특히나 교향곡 좋아하면 오디오 매니아들 곡 소리 난다. 여러 악기들이 동시에 울려대는 교향곡의 그 촘촘한 채널과 대역폭을 다 만족시키는 초고가 장비를 찾아 헤메이다 망가진 폐인이 주변에 한둘이 아니다.
내 신조는 음악을 녹음하는 장소의 크기에 음감 장소나 기기도 비례한다는 것.

실내악이나 빅밴드 정도의 재즈같이 악기가 상대적으로 적고 어느정도 공간감이 존재하는 음악의 경우는 아주 좋다. 예를 들어 개인적으로 좋아라 하는 Stephane Grappelli, Philip Catherine, Larry Coryell, Niels-Henning Ørsted Pedersen가 연주하는 Tears 같은 경우 각 악기의 음색이 쭉쭉 분리가 되어 아주 잘 들린다

320kbps의 mp3파일이나 FLAC 파일 기준,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고 저음이 적당히 강조된 따스한 소리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돌처럼 단단한 수준의 베이스는 아니지만 딱 가격만큼 살짝 풀어져 있다. 40만원 대 상급 헤드폰인 HD650의 베이스 보다는 다소 약하고 풀린 느낌이지만 노이즈캔슬회로가 없는 일반 outdoor 헤드폰에서 외부 소음을 고려했을 때 베이스가 어느정도 나와 줘야된다는 당연한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지 않는, 준수한 베이스가 나온다.

일반 헤드폰에서 뭉개지기 쉬운 트리플기타가 작렬하는 Drive-by Truckers의 Greenville to Baton Rouge 같은 복잡한 음악도 무리없이 잘 걸러내는 편이며 보컬도 상당히 매력적으로 잘 뽑아냈다. 암만 생각해도 HD650 수준의 제품에서 사알짝 다운그레이드한 제품으로 생각.

무광외관도 나쁘지 않고 대충 싸구려 실크 친 SENNHEISER 로고는 뭐 그저 그럴 수준이고 만듦새도 나쁘지 않은데 얇아 터진 파우치가 문제다. 수납하기 위해서는 다소 큰 백팩이나 카메라가방처럼 가로 칸막이 구조의 가방이 필요하다는. 젠장.

물건을 고르는데 있어서 가성비라는 기준을 상당히 언짢아 하는 나 지만 10만원 초반 대의 현재 가격이란 저가 해드폰 시장의 널리고 널린 경쟁자들에게 이 해드폰의 존재 자체가 날벼락이 아닐까 싶다. 초기에는 십만원 대 하반이었으나 지금은 11만원 선. 최저가는 10만원 쨈끔넘는다. (난 13만원대에 구매… 지길…)

헤드폰 연결 케이블은 분리식이고 검은색과 흰색, 안드로이드용(G)와 아이폰(I)두가지가 있는데 통화/컨트롤부의 조작이 다르다. 또 안드로이드용은 3.5파이 잭이 ‘ㄱ’자 형태이고 아이폰용은 직선으로 되어있으니 주문할 때 고려할 것.

결론 : 약간의 단점이 있으나 이를 몽땅 갈아 뭉개는 가격과 준수한 음질. 5년은 충분히 쓸만한 in/outdoor헤드폰.

지.르.세.요.

사족 : 2019년 12월5일 현재 9만원 선. 거져네 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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